Education/개발자 교육

코딩 부트캠프 후불제 아무런 문제 없나?? 합리적인 금액은?

APRR 2022. 10. 11.

코딩 부트캠프는 개발자로 취업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몇 년 전부터 후불제 교육이 존재했고, 장단점은 있는 교육입니다. 단, 교육의 질과 비용의 관계가 합리적인가 아닌가로 단순히 판단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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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부트캠프 후불제 개요

지난달 13일에 서울중앙지법에 전 교육생을 상대로 코딩 교육업체가 교육비를 후불제로 계약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액 청구 심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후불제 교육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분들도 있을 텐데, 말 그대로 돈을 내지 않고 교육을 듣고, 취업이 되면 이후에 교육비를 내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교육비를 얼마의 금액으로 정해두고 그 금액을 취업 이후에 정해진 금액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교육비가 500만 원인데 취업 후에 500만 원을 낸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교육기관의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소득 공유라는 개념의 후불 지급 계약으로, 선불 수강료 890만 원에 해당하는 교육을 6개월간 돈을 내지 않고 강의를 듣고, 연 소득 3천만 원 이상을 받는 취업을 하게 되면 2년간 세전 월 소득의 17%를 매달 내는 방법입니다. 만약 강의 도중 강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중도에 하차를 하게 되면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해지를 하면 89만 원, 3주 뒤 해지를 하면 178만 원, 5주 뒤부터는 수강 기간 비율에 따라 소득의 일부를 납부하는 식의 조건으로 되어 있습니다.

 

코딩 부트캠프 후불제 장점과 단점

코딩 교육은 독학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국비지원으로 받는 경우도 있으며, 부트캠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방법들은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어찌됐든 금전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부트캠프를 선택하는 것이 통상적으로는 훨씬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개별적으로 교육의 질은 애초부터 천차만별일 수도 있고,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확률상으로는 독학이나 국비지원보다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돈의 문제가 존재하는 거죠. 예를 들어 돈만 있다면, 대부분 독학을 할 이유도 없고, 국비지원을 받아서 교육을 하지 않고 부트캠프를 당연히 이용할 텐데, 그 부트캠프를 후불제로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메리트는 있습니다. 

 

교육 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당장 수익이 없기 때문에, 애초에 책정해놓은 수강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아야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비용이 큰지 안 큰지를 제삼자가 책정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교육생들을 속인다거나, 마치 무조건 취업이 될 것처럼 하는 부정적인 행위는 당연히 없어야겠지요. 어지까지나 제 기준이지만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진다면, 후불제를 자체는 문제가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충분한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는가 하는 부분인데요. 코딩 교육을 하는 기관보다 코딩 교육을 받는 수강생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양과 질에서 월등히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가 충분한 설명인지 사실 판단하기는 애매합니다. 당장 개발자라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가지고 있는 정보의 차이는 분명히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강생 입장에서는 교육의 질, 교육의 방향과 같은 강의 내용뿐만 아니라 추후에 지불해야 하는 수강료에 대한 부분에서도 절대적으로 교육기관에 비해 약자의 입장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청년들이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후불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명확합니다. 사실 전 세대와 비교를 해보아도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취업을 위한 스펙을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만 보더라도 훨씬 불리한 입장에서 있습니다. 저도 기성세대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지금 젊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인성, 성향 등은 논외로 하고, 단순히 취업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적인 부분만을 본다면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후불제라는 방법은 매우 달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돈이 없어도,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큰 장점 아닐 수가 없습니다. 당장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어도, 비용적인 부분에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취업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데, 그 부분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후불제이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다거나, 카드를 사용하는 것처럼 지금 젊은 친구들에게는 딱히 거부감이 드는 제도가 아닐 수 있다는 말입니다.

 

코딩 부트캠프 후불제 수강료의 합리적인 금액과 문제

후불제 수강료의 합리적 금액은 사실 아무도 정답을 내릴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강을 하려는 사람마다 처해있는 현재의 상황은 전부 다르고, 취업 이후의 상황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얼마의 금액이 가장 합리적인가에 대한 정답은 수강생의 숫자만큼 다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듣고 싶은 사람은 듣고, 안 듣고 싶은 사람은 듣지 말면 되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후불제 수강료라는 것은 결국에 비용이고 그 비용에 대한 가격은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에 따라서 정해지는데, 문제는 이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들의 수요가 아니라 기성 세대의 일방적읜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에 기성세대고 젊은 세대고 나발이고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되고, 듣겠다고 했으면 돈을 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조금만 파고들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이는 공급을 하는 교육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을 듣는 수강생들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애초에 정보가 불공평한 경기장에서 교육기관이 취업을 볼모로 후불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은 뻔히 눈에 보이는데, 이를 소득공유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그러한 가격을 무차별적으로 선택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너희들은 저 금액으로 강의를 듣고 취업을 했을 때 2년간 17%라는 비용을 지불하는 계약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생각해보았냐고」 물어보고 싶습니다. 

 

우선 연봉 3천만원 이상으로 취업을 하면 이라는 규정을 살펴보면, 학생이나 미취업자 입장에서 3천만 원이라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대략 3천만 원이면 지방에 공장에 사무실에서 일하면 받는 월급 정도가 됩니다. 연차수당이나 주휴수당, 시간 외 근로수당 같은걸 포함하면 3천만 원은 정말 적은 금액이고, 거기에 야근이나 2교대, 3교대 같은 경우를 감안하면 3천만 원은 말도 안 되게 작은 수준입니다. 개발자 기준으로 적용을 해도 이름 없고 구린 SI 업체에서도 신입 연봉으로 맞춰주는 금액입니다. 다시 말하며 굳이 부트캠프를 선택하지 않고 국비학원에 들어가서 대충 PC방 다니면서 수업을 들어도 취업 가능한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부트캠프에서 후불제를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국비 학원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선불 강의료가 890만원이라고 하는데, 충분히 제대로 높지 않도록 책정되어 있는 금액이라고 가정하고 생각해보면 890만 원이 넘는 금액부터가 후불제에 대한 이자가 되는 셈입니다. 890만 원은 논외로 하고 이자로 계산되는 셈인 돈만 한번 계산해보면, 대충 연봉 4천만 원으로 계산을 해보면 실수령이 이것저것 때면 300 정도가 되는데, 17%면 51만 원입니다. 2년 동안 내니깐 1,224만 원입니다. 선불 강의료 890만 원을 제외하면 334만 원인데 매달 14만원 정도를 이자로 내는 겁니다. 14만 원씩 2년이면 어느 정도냐면 지금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 기준금리가 평균적인 수준으로 계산하면 2.88% 정도가 되는데 여기에 현재 평균 가산금리가 약 3.53% 정도를 더 해서 약 5.59% 정도입니다. 이건 현재 시점이지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이거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과거가 어찌 됐든 현재 시점으로 계산을 하면 약 3천만 원 정도를 5.59% 정도로 신용대출받으면 내는 이자가 저 정도가 됩니다. 이걸 막말로 신용대출이랑 비교해서 그렇지 보험약관대출이나 아파트 담보대출 같은 걸로 비교하면 3천만 원이 아니라 두배 정도는 더 큰 금액을 빌렸을 때 내야 하는 이자 수준입니다. 몇 달 전 금리로 하면 억 단위까지 올라가는 거죠.

 

돈보다 정확한건 사실 찾기가 쉽기 않기 때문에 돈으로 이이기를 했는데, 돈이 아니더라도 부트캠프를 듣고 싶어 하는 수강생 기준에서 과연 강의를 듣기 전에 해주는 내용으로 890만 원 상당의 강의를 결정할만한 능력이 있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얼마나 알아보고 찾아보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애초에 부트캠프를 찾는 사람들이 공부도 안 했고, 못했고, 제대로 취업준비가 안된 사람들인데 뭘 얼마나 열심히 제대로 찾아보고 판단을 할 수 있겠냐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시작해보고 맘에 안 들면 듣지 말라는데, 바로 취소하면 100원에 가까운 돈이고, 3주면 178만 원이라는데 애초에 1년, 2년 단위의 교육도 아니고 길어봤자 6개월짜리 부트캠프에서 며칠 듣는다고 좋은 수업인지 아닌지 뭔 수로 판단을 할 수 있겠냐는 말입니다. 좋은 수업인지 아닌지도 공부를 많이 해본 사람이 알지, 공부를 많이 안 해봐서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부트캠프에 오려는 사람이 얼마나 잘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결론을 내리면, 적어도 천만원이 넘는 돈을 내면서 부트캠프를 가는 것은 절대 비추천이다. 천만 원 미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부트캠프를 찾을 수 있고, 이걸 본인이 찾아내는 것도 개발자가 되는 과정이며 정보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이 금액이 합리적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서두에 이야기한 처럼 저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당장 돈이 없어서 아무런 교육을 못 받는 게 아니라면 천만 원 이상을 내고 부트캠프를 다니는 건 객관적인 인장에서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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