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개발자 교육

개발자 인력난, 개발자 부족 검색을 해보자

APRR 2022. 9. 20.

개발자 인력난 검색을 해보면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데,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개발자가 부족해서 난리라는 뉴스로 도배가 됩니다. 그리고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우리가 뉴스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진실을 알아봅시다.

 

개발자-인력난-관련-글의-썸네일

 

개발자 인력난 뉴스와 댓글들

네이버든 다음이든 구글이든 검색을 해보면 뉴스 내용은 똑같습니다. 향후 몇십 년 동안 개발자가 수요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인력대란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더 많은 급여를 주고, 더 많은 휴가를 주고, 훨씬 좋은 복지혜택을 추가로 기업에서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일할 사람이 없어서 채용을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죠. 뉴스가 방향성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팩트는 팩트인 것이 진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단순히 IT 업계의 일만이 아니라, 현재 대부분의 산업현장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뉴스 본문 내용을 쭉 읽다가, 마지막에 살펴보면 온갖 댓글이 가득한데, 공통적으로 나오는 댓글이 있습니다. 「자기가 어느 초대기업에 다니는 개발자이며, 1, 2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신입이 아니라 N연차인 개발자이다. 자기가 스펙이 이러이러하고 자기는 이런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데, 이걸 계속 유지하려면 취업하고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근데 사실 개발자 연봉이 그렇게 높지도 않다. 뉴스에서 나오는 자택 근무는 초초초 고급 개발자에 국한된 이야기 일뿐이이다. 그러니 개발자 공부하지 말고,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공부 같은 거 때려치우고 한시라도 빨리 다른 직장을 알아봐라」 이런 내용입니다.

 

저만 이런 거 본거 아닐 겁니다. 최근에 굳이 검색을 안 해도 뉴스를 좀 보시는 분들이면 다들 보셨을 겁니다. 근데 이게 최근에만 그런 게 아니라 몇 년 전 기사를 검색해봐도 뉴스 내용이 똑같고, 심지어 댓글 내용도 똑같습니다.

 

뉴스도 사실이고, 댓글도 사실이다

맨 위에 사진은 증강, 가상 현실 인력이 부족하다는 기사의 표인데, 실제로 꼭 해당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웹 개발자부터 자체 서비스 개발자들까지 모두 상황은 똑같습니다. 애초에 고스펙의 개발자가 부족한 건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더군다나 애초에 고 스펙이 되려면 대학교를 졸업해서, 관련 업무를 계속하면서, 능력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현재 다른 업종에 그 위치에 해당하는 40대 이상에서 그런 고 스펙자가 개발자 쪽에는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대, 30대라고 해도 사실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40대, 50대 세대들을 살펴보면 학창 시절,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을 말하는 게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로 올라와서 이야기를 해보아도, 그때는 PC라는 게 제대로 보급이 안되었던 시기입니다. 컴퓨터 학원이라고 해봐야 GW베이식과 DOS를 배웠고, USB라는 건 존재하지도 않았고, 유승준이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면서 ADSL 인터넷을 광고하던 시기입니다. 심지어 집에 돈이 없던 사람들은 저 시절에도 모뎀으로 연결해서 인터넷 사용했던 세대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그 시절에 개발자가 좋은 직업으로 대우받을 리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어디 공고 나와서 이름 없는 지방대 컴퓨터공학과 이런 곳에 들어간 다음 취업할 때가 없어서 개발자가 된 사람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닌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럼 30대랑 20대는 어떠냐면, 이 친구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컴퓨터와 함께 자랐는데, 코딩이랑 같이 자란 게 아니고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피파, 롤, 배그랑 같이 자란 세대입니다. 코딩이란 단어를 들어만 봤지 해본 적도 없고 그나마 해봐야 동네 컴퓨터 학원에서 코딩과 연동해서 만들어본 장난감보다 SCV로 만든 건물이 몇천 배는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컴퓨터에 어마어마한 관심과 더불어 부모의 뒷바라지가 바탕이 되어서 신문물을 접하듯 코딩을 배운 사람들이나 고 스펙자가 되어 있는 거죠. 그러니 고스펙자가 숫자는 턱없이 작고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댓글은 왜 사실인가?? 블로그든 어떤 분야든 포럼 같은 곳에 가보면, 하다못해 게임 커뮤니티에 가도 거기에 고 스펙 자는 없습니다. 왜요?? 고 스펙자가 거기서 얻을 수 있는게 없는데, 거기에 왜 가겠어요. 뉴스 댓글도 그렇습니다. 거기 댓글달고 있는 고스펙자가 도대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그냥 SI나 SM에 취직해서 거기다가 분노 표출하고 있는 겁니다. 근데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게 팩트고 사실이죠. 죽도록 해봤자 연봉을 올려주지도 않고, 휴가도 없고, 하루하루 시간도 모자란 상황에 휴가가 웬 말입니까?? 그니깐 댓글도 정말 사실입니다. 진짜입니다. 

 

친구들이여 개발자 공부해라!!

개발자라는 이 부류의 사람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태생 5성 캐릭터처럼 명문대 컴퓨터학과 나와서 열심히 공부한 부류가 있고, 태생 2성 출신으로 스킬도 몇 개 없고, 스킬 자체도 구린 캐릭터 같은 지잡대 컴퓨터학과나 독학 내지는 국비교육을 받은 부류가 있습니다. 전자는 당연히 논외의 집단이라고 보면 되는데, 학벌도 좋은데 공부까지 열심히 했으니 비교대 상군이 없습니다.

 

후자 쪽 사람들도 또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취업한 이후 공부하는 사람과 취업해서 그대로 시간만 보내는 사람입니다. 아까 댓글로 꾸준히 공부를 해야 된다고 했는데 사실입니다. 근데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데 취업한 이후에 공부를 안 하고도 높은 스펙과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직업군이 도대체 몇이나 됩니까?? 더군다나 취업하고 그냥 시간이나 때우면서 추가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고도, 높은 연봉을 받겠다는 건 틀딱들 시대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틀 딱들을 욕하면서 틀딱처럼 살려는 건 아니겠죠??

 

국비 교육받고, 낮은 스펙으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은 보통은 웹 개발업체입니다. 여기서 몇 년 경력을 쌓아서 자체 서비스 업체로 이직하게 되는데, 사실 이 몇 년이라는 것도 피땀 흘려가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공부를 해도 되는 수준입니다. 쉽게 말하면 태생 5성 에픽 캐릭터가 아니라도 돈 받고 일하면서, 조금만 공부하다 보면 태생 4성 캐릭터로 강화를 할 수는 있다는 말입니다.

 

댓글 단 사람들은 어떤 케이스냐 하면, 본인들 손으로 개발자는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면서 댓글을 달아놓고, 경력을 10년을 넘게 쌓는 동안 전혀 공부를 안 해서 비슷한 위치에서 맴돌고 있는 케이스하고 보면 됩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 현실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아무리 빡대가리에 공부를 안 해도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스펙업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집니다. 3년 차에서 늦어도 5년 차쯤 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처음 시작한 곳보다 좋은 곳이 앞뒤 좌우 대각선 어느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도 어서 와줍십쇼!! 하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저런 댓글을 달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간혹 본인이 엄청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 동안 힘들게 개발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개발자라는 직업을 욕하면서, 후배들에게 이딴 직업하지마라라는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없다고 답해주고 싶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무슨 정치인도 아니고, 모두를 감안해서 얘기를 할 수는 없는데, 대부분은 그럴자격이 없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애초에 긴 시간동안 욕을 해가면서 같은 직업군을 떠나지 못한다는 게 용기도 없고,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겁니다. 이직을 하려고 했는데, 자식들 때문에 못했다, 부모님 때문에 못했다, 받아놓은 대출 때문에 그랬다. 등등등 수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결국에 지가 능력이 없어서, 결혼이든, 출산이든, 대출이든 제대로 된 계획성 없이 진행해서 그런 거고, 무슨 부모탓을 2022년에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간혹 또 처음부터 고졸이어서, 지잡대 출신이어서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도 많이 봤는데 진짜 저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건 기본적인 세상의 메커니즘을 모르는 새끼가 어떻게 개발자를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시작, 출반선이 문제가 있는 것도 본인 탓이고, 만약 그걸 인지했다면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몇십 배 노력을 해야 되는 거고, 그걸 하지 못한 것도 본인 탓인 거지 왜 그걸 개발자라는 직업군을 욕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떤 직업군을 막론하고 대한민국 사회가 그런 사회가 돼버렸고, 거기다 52시간 제도가 불러온 문제도 구글링을 조금만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혹시나 개발자 인력난에 적힌 뉴스를 보고, 댓글을 보더라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판단을 하지 말고, 전체적인 사회의 방향성을 보면서 개발자라는 직업에 도전을 할지 말지를 정하시는 게 맞고, 만약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거나, 다른 거 할게 절대 없으면 당장 빨리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부, 스펙, 업무능력 같은 것들도 중요한데 결국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날카롭게 만들지 못하면 결국에 너도 댓글이나 달고 있을 거니깐 책도 보고, 뉴스도 보고, 또 책도 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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